관저동 소식

[115호] 서점의 날 주간 북토크 <파이로> 작가 박현주
  • 관리자
  • 2022-12-0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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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점의 날 기념으로 대전시 산내 골령골 학살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<랑월>의 박 현주 작가를 초청해 신간 <파이로>를 소개 하는 북토크가 열렸다. 대전일자리경제진 흥원과 대전시가 후원하는 행사로 관저서 적에서 11월 13일 일요일에 진행되었다. 용어가 낯설지만 ‘파이로’는 우리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용어이다. 파이로는 그리스어로 ‘불’을 뜻한다. 파이로프로세싱 을 말하는데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. 핵이라면 관계가 먼 것 같지만 원자력이라면 가깝다고 느껴 질 것이다. 우리가 지금 공급받고 있는 전 기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다. 

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하지만 때로는 불행을 가져오는 무기 로 변하기도 한다.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 자력이다. 

핵에너지는 군사적으로 사용할 때는 ‘핵무기’가 되지만, 평화적으로 사용하면 ‘원자력발전’이라고 한다. 핵과 원자력 사 이가 먼 것 같지만 하나다. 항상 사고의 위 험에 놓여있고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 는 재앙을 불러온다. 체르노빌 원전이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는 방사능 유출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 다. 

원자력은 대량의 방사능과 핵폐기물 을 유발한다. 원자로가 폭발하면 방사능 을 가진 요오드-131, 세슘-137, 스트 론 튬-90을 비롯한 여러 방사성 동위원소의 낙진이 바람을 타고 사방을 오염시킨다. 세슘-137은 반감기가 약 30년이고, 스트 론튬-90은 반감기가 약 29년이며 낙진은 폭발운과 함께 공중으로 올라가 수년에 걸 쳐 천천히 낙하하면서 비로 전체로 퍼지 게 된다. 공기, 물, 토양을 오염시키고 직 간접적으로 인체에 들어와 축적된다. 갑상 선은 방사성 요오드로 오염되어 죽어간다. 문제는 인체가 치사량이 넘는 방사선을 받 더라도 아무런 느낌을 모른다는 것이다. 

이러한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소설이 등장했다. 박현주 작가의 신 작 <파이로>의 무대인 우인시 탑북구에는 핵에너지연구원이 있다. 갑상선 질환을 앓 던 서연은 딸 지우의 육아를 위해 에코생 협과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가까이 있는 탑 북구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. 3년 전 갑자기 증상이 나빠져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한 뒤 매일 두 알씩 약을 먹는 다. 

핵에너지연구원은 핵발전소에서 다 타 고 나온 사용 후 핵연료를 가져다가 재처 리를 한다. 바로 파이로프로세싱이다. 3년 전 있었던 요오드-131 누출 사고를 대비 하기 위한 모의훈련을 하다가 3년 전 사고 가 백색비상인 줄 알았던 서연은 적색비상 였음을 알게 된다. 적색비상였다면 서연의 갑상선암은 누출사고가 원인이다. 핵에너 지연구원과 규제기관인 핵안전기술원에서 조차 사고축소 은폐를 일삼는다. 관련자들 은 정부기관에 줄을 대고 더 위험한 일도 서슴없이 저지른다. 이 소설은 서연이 적 색비상 축소 은폐사실을 파헤쳐가는 과정 과 그 사이에 일어나는 핵폭발사고를 사실 적으로 그려낸다. 그로 인해 방사능 오염 으로 엄청난 사상자가 생겨나 우인시는 폐 쇄되고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만다. 

소설로만 읽기에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. 위험성이 높지만 우리에 게 지금은 원자력이 전기 공급에 최선책이 기 때문이다. 당장 대안이 없고 값싸다는 이유로 탈핵운동에서 우회하고 있다. 우린 후손을 위해서라도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 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 또한 가져 야 한다. 개인의 안전을 개인이 지켜야 하 는 각자도생의 시대이기에 우려는 더욱 커 질 수 밖에 없다. 

작가는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에게 이렇 게 묻는다. 

“나는 내 자녀에게 유산으로 고준위 핵폐기물을 물려줄 수 있는가?” 

마을기자 김성옥